일본 여행을 계획할 때 많은 사람들이 대형 쇼핑몰이나 면세점만 떠올리지만, 진짜 일본의 생활과 문화를 엿보고 싶다면 전통 시장, 즉 '이치바(市場)'를 직접 찾아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치바는 단순한 재래시장을 넘어, 지역의 특산물과 음식, 사람들, 분위기가 살아 숨 쉬는 로컬 문화의 중심지입니다. 특히 도쿄와 오사카를 벗어난 소도시의 시장은 외국인 방문객이 적고, 관광객 위주의 상업성이 떨어져 더욱 진짜 일본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일본 각 지역의 전통 시장 중 직접 방문하거나 현지에서 유명한 곳을 선정해, 시장의 특징과 추천 먹거리, 쇼핑 아이템을 상세히 소개합니다.
1. 가나자와 오미초 시장 – 해산물 천국
가나자와의 중심부에 위치한 오미초 시장은 '가나자와의 부엌'이라고 불릴 정도로 현지인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전통 시장입니다. 28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이 시장은 특히 신선한 해산물로 유명하며, 근처 식당에서 바로 손질된 회덮밥(카이센동)을 맛볼 수 있습니다.
- 추천 음식: 카니동(게살 덮밥), 생가리비 꼬치구이, 금박 아이스크림
- 추천 시간: 오전 9시~12시 (신선한 식재료 구입 가능)
- 특징: 대부분 실내형, 겨울에는 대게 시즌으로 활기 넘침
2. 후쿠오카 야나기바시 연합 시장 – 로컬들의 시장
‘하카타의 부엌’이라 불리는 야나기바시 시장은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진짜 로컬 시장입니다. 작고 아기자기한 골목길 안에 50개 이상의 소규모 상점들이 밀집해 있으며, 일본 서부 지역 특유의 정이 넘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신선한 생선 외에도 튀김, 절임 반찬, 지역산 야채, 전통 과자 등을 소량으로 구입할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부담 없이 쇼핑하기 좋은 공간입니다.
- 추천 간식: 명란젓 마요 주먹밥, 수제 어묵꼬치, 콩가루 도넛
- 위치: 하카타역에서 도보 10분 이내
- 현지 느낌: 상인과 직접 대화하며 가격 흥정 가능
3. 삿포로 니조 시장 – 홋카이도의 맛집
홋카이도 삿포로에 위치한 니조 시장은 겨울철 눈과 어우러진 로컬 분위기로 유명하며, 주로 관광객보다는 지역민 중심의 시장으로 운영됩니다. 근처에는 카이센동 전문 식당들이 밀집해 있어, 새벽에 잡은 해산물을 바로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홋카이도 특산물인 멜론, 옥수수, 게, 연어알 등은 소포장되어 있어 기념품으로도 적합하며, 시식도 가능해 쇼핑에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 추천 먹거리: 이쿠라동(연어알 덮밥), 생우니, 삿포로 맥주 안주류
- 운영 시간: 오전 7시~오후 3시 (일찍 닫는 편)
- 기념품 추천: 캔 연어, 멜론잼, 홋카이도 버터쿠키
4. 고베 히가시나다 시장 – 서민적 감성의 진짜 일본
고베 도심 외곽에 위치한 히가시나다 시장은 여행자가 거의 방문하지 않는 시장으로, 오히려 진짜 일본 서민의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복잡하고 정리되지 않은 구조, 골목마다 튀어나온 수레, 아침부터 시장을 누비는 어르신들이 그 자체로 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묵, 튀김, 고로케, 수제 반찬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며, 포장해 근처 공원에서 먹는 것도 추천할 만한 경험입니다.
- 추천 음식: 돼지고기 고로케, 수제 어묵, 야키소바
- 가격대: 대부분 200~400엔 내외 (저렴)
- 현지 포인트: 상점 간 영어 불가, 일본어 간단 표현 준비 필요
5. 일본 전통 시장 이용 시 팁
- 1. 현금 필수: 소규모 상점에서는 카드 사용이 불가한 경우 많음
- 2. 일본어 간단 회화 준비: “이거 얼마예요?” = “これはいくらですか?”
- 3. 포장 여부 확인: “테이크아웃 가능해요?” = “持ち帰りできますか?”
- 4. 아침 일찍 방문: 신선한 재료와 음식은 오전 9~11시 사이 가장 활발함
- 5. 사진 예절: 일부 상점은 사진 촬영을 금지하므로 사전 동의 필요